재능을 살려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과연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하지만 빈민가의 흑인소녀 오프라 윈프리는 미국 최고의 TV 토크쇼 진행자로 성장했고,

끼니를 걱정하던 싱글맘 조앤 롤링은 `해리포터` 시리즈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약자가 어려운 처지를 딛고 성공하려면, 온갖 편견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굳은 신념과 치밀한 계획으로 세계 최고가 되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도그마(dogma)에서도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

필자가 일본 도쿄대학 객원연구원이던 시절이었다.

제법 유명하다는 라면가게에 들렀는데, 비좁은 식당에 몰려드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럭저럭 먹을 만한 보통 라면 맛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라면집의 인기비결은 최고의 맛이 아니라 독특한 메뉴판에 있었다. 면발을 얼마나 꼬들꼬들하게 할 것인지, 마늘은 몇 개 넣을 것인지, 국물은 얼마나 기름지게 할 것인지, 여러 가지 선택을 조합한 수천 가지 메뉴를 골라 먹는 재미가 사람들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과거에는 10인 1색의 천편일률적인 재능ㆍ상품ㆍ서비스로 경쟁하고, 오직 최고만이 살아남는 승자독식의 세계가 펼쳐졌다.

하지만 요즘 시장에는 1인 10색의 다양한 기호와 취향이 존재한다.

나만의 개성을 살려 남들과 다른 가치를 만들어내면 `온리원(only one)`으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성공 노하우를 잘 모른다고 실망할 필요도 없다.

역경을 이겨낸 영웅들을 가슴에 품어보라.

그들의 창의적인 생각과 열정을 본받아 말과 행동을 꾸준히 따라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들을 훌쩍 뛰어넘은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주 말 2박3일 동안 200여 명의 농민들과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이라는 주제로 `한국농업이 선진농업을 이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새벽까지 토론했다. 구제역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여건인데도, 희망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려는 농심(農心)에서 오히려 큰 감동을 받았다.

스스로 힘쓰며 쉬지 않는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정신, 이것이 바로 약자가 잊지 말아야 할 우리 시대의 성공조건이 아닐까?

[민승규 농촌진흥청장]